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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니의 일기

남자친구네 인사가기, 행복함 2탄

by 앞니세상 2024. 3. 12.

꿈꾸던 순간, 모두에게 축하받으며 결혼 허락받기

모두 어릴 적부터 꿈꿔오던 순간이 여러 개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는 문방구 가게 사장님의 딸내미가 되는 게 꿈이었고

중학생 때는 어른이 되면 미스코리아처럼 길쭉하고 멋진 우리 이모처럼 당당한 커리어우먼이 되겠지 꿈꾸고

20대 때는 결혼을 빨리해서 남편이랑 지지고 볶겠지만 재미나게 살면서 행복한 가정을 꿈꿨었습니다.

30대 초반인 지금 많은 꿈 중에서 20대 때의 꿈을 이루는 길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저희 엄마가 말씀하시기를 결혼은 모두에게 축하를 받으며 하는 결혼이 행복한거라고

어릴 때부터 몸 가짐을 조심해야 한다고 늘 듣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양가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보면 괜히 찡하고 정의 내리기 어려운 감정이 드는 요즘 시점입니다.

감정이 복잡 이상해서 그런지 인스타나 유튜브와 같은 SNS를 통해 조금의 감동적인 영상이나 가족 관련된 영상을 보게 되면 저항 없이 세수를 하는 수준으로 폭풍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저번 1탄 일기 내용을 이어서 남자친구네 외할머님댁에도 들려서

정성스럽게 깎아주신 사과와 천혜향, 딸기와 떡을 먹으며 할머님의 말씀을 듣는데

"지금까지 예쁘게 키워놓은 귀한 딸 널 믿고 보내는 거니 잘 대해줘야 한다."

"안 싸울 수는 없다. 대화하며 풀고 서로 맞춰주면서 재미있게 살아라." 덕담을 해주시고

전화 통화로 예비 며느리 데리고 왔다고 다른 가족분과 통화를 하시는데 "예비 며느리도 왔다."라고 하심에

속으로 '예비 며느리라니, 내가 예비 며느리... 예비 며느리...' 난생처음 듣는 호칭에 쑥스러우면서도 익숙하지는 않지만 기분이 좋아서 계속 곱씹은 호칭이었습니다.

 

네? 저녁을 먹었는데 저녁을 또 먹자구요?

다시 어머님, 아버님과 다같이 집으로 돌아와 저녁 메뉴로는 소고기를 먹었습니다.

소고기 5팩.

동생이 열심히 구워주는 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어머님과 아버님의 덕담을 듣고

재미있게 살아봐라 상견례 날짜도 잡으면 이야기해 주거라 하시는 말씀에 실감은 안 났지만 인정을 받았다는 기쁨에

남자친구와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남자친구의 어릴 적 이야기와 어떻게 키워내셨는지 등등 흥미로운 주제로 어머님과 아버님의 말씀을 경청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라 이날 밤의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지도 몰랐었습니다.

 

소고기를 다 먹어갈 쯤 저녁시간은 끝났구나 너무 배부르다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찰나에

"자! 이제 그럼 밥을 먹자!"라고 하셔서 "네?!" 하고 놀람의 소리를 냈습니다.

점심보다 많은 밥의 양을 받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남자친구가 본가에 오면 왜 매 시간마다 계속 뭐를 먹고 있는지 이해가 간다..'

 

나중에 남자친구에게 들어보니 원래 집에서 반주를 즐겨서 고기와 술을 먼저 먹고

해장 느낌으로 뜨끈한 국이랑 밥을 먹는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우리 책임감있게! 재미있게 살아보자!

이튿날 아침 어머님이 해주시는 마지막 아침 밥상을 끝으로 우리의 손에 가는 길 춥지 말라고 따듯한 아메리카노를 쥐어주셨습니다.

남자친구와 차를 타고 창밖으로 멀어지는 어머님과 아버님을 보며 인사를 하는데 너무 좋았던 기억에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남자친구네 집으로 돌아와 짐을 풀고 침대에 누워 남자친구를 바라보는데

어머님과 아버님이 남자친구를 정말 셀 수 없이 큰 사랑과 정성을 쏟아 키우셨구나

그래서 남자친구가 이렇게 바르고 멋지게 자랐나 보다 속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이야기하는데 쑥스러워서 등지고 누워서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 어머님 아버님처럼 책임감 있게! 그리고 재미나게 살아보자."

그렇게 떨리는 날 밤 마지막 마무리를 서로 누워서 대화하다가 끝이 났습니다.

 

열심히, 재미있게 같이 살아보자!

 

 

+ 이날 저녁 처음으로 같이 밤에 영화를 보러 갔는데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근처 홈플러스에서 각자 먹고 싶은 과자 한 봉지씩 골라 사서 입장했는데

상영한 관이 리클라이너 의자라 자리도 넓어 아빠 다리도 하고 쪼그려 앉기도 하며 편안하게 봤습니다.

낮에 보는 거랑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고 개인적으로는 밤에 영화 보는게 더 재미있던 것 같습니다.

영화는 요즘 예매율 1위인 파묘를 봤는데 다 보고 나서 남자친구랑 숨은 뜻을 찾아 수다 떠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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