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부모님 처음 뵈러 간 자리에서 홍게먹기
드디어 사귄 지 295일 만에 남자친구네 부모님을 뵈러갔습니다.
누가 보면 사귄 지 1년도 안된 시점에 빨리 만나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희의 속도로써는 빠른 축에 속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주 물어보는 단골 질문이 "궁금한 게 있어! 그럼 아-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겠다!라는 느낌이 왔어? 뭐가 달라?" 하며 따로 느껴진 느낌에 대해서 물어보곤 하는데 저는 그 질문을 들을 때마다 완전히 다른 느낌이 왔다고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만난 지 50일도 안되어서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지!라는 느낌이 팍 들었고 나뿐만이 아닌 남자친구도 그렇게 느꼈다고 해서
정말 결혼할 사람은 따로 있나 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설하고 본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남자친구네 본가로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저는 어머님과 아버님을 뵙자마자 너무 반갑고 기쁜 마음에 포옹하며 인사드리고, 어머님, 아버님도 저를 따듯하게 맞이해주시는 모습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맛있는 냄새에 기절할 뻔했는데 기절하면 밥을 못 먹으니까 정신 차리고
부러질 것 같은 상다리를 보며 놀래서 감동과 기쁨의 소리를 질렀습니다...
싱싱하고 귀한 홍게를 산더미처럼 주셨는데 어머님께서 하나하나 발라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정신이 혼미했습니다.)
좀 더 신나서 글을 쓰고 싶지만 블로그 글을 처음에는 정적이게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딱딱하게 쓰고 있는 모습이 맘에 들지 않지만 일단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외에도 해파리냉채와 오징어 초무침, 갈비찜 등 다양한 반찬들이 많았는데
마음은 냅다 음식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어머님이 뭔가 부끄러워하실 것 같고 예의가 아닐 것 같은 느낌에
참고 참았습니다.
인생에 큰 도전 출렁다리
열심히 맛있게 먹고서 모두 소화도 시킬 겸 차를 타고 산책을 나갔는데
산책 장소는 출렁다리.
산책 난이도 코스 최상이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이 날 처음 도전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남자친구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기, 첫 만남에 대게 먹기 ( 마구잡이로 뜯어먹을 줄 알았으나 어머님께서 손수 발라주셔서 우아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압도적으로 감사합니다 어머님! ), 출렁다리 타기.
우리나라에는 왜 그렇게 다들 출렁이는 걸 좋아하는진 몰라도 출렁다리가 있는 곳이 많은데
그중에서 저희는 산청 동의보감촌에 설치된 무릉교 출렁다리를 건넜습니다.
다리 입구에는 최대 정원과 지금 몇 명이 올라가있는지 숫자가 라이브로 올라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어진지 얼마 안 된 다리라 비교적 튼튼하고 믿음이 가는 다리었습니다.
각설하고 바로 도전장을 날리며 다리를 이용했는데 생각보다 무서웠고 재미있었습니다.
앞에서 아버님은 평지를 걷는 것처럼 빠르게 지나가셨고
(어쩌면 속으로는 무서워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어머님은 뒤에서 남자친구의 동생 손을 잡고 정면만 응시하며 걸어오셨습니다.
저와 남자친구는 와 재미있다!, 와 무섭다!를 계속 소리 내며 걸었고 중간에 궁금해서 바닥을 내려봤다가
까마득하게 멀리 있는 땅을 보고 아찔하게도 공중에서 오줌을 쌀 뻔했으며 저 또한 정면만 응시하며 걸었습니다.
그래도, 어렵게 다리를 건너 반대편에 도착해 저 멀리 펼쳐진 풍경을 보자 하니
역시 이 출렁다리 또한 인생길과 같구나 힘들게 이런저런 일이 닥쳐오다가 끝내 행복이 오겠구나 하면서
조금 아련한 눈빛으로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 어머님이 기념사진 찍어달라고 아버님에게 부탁하시고 다리 입구 옆에 서서 인증 사진을 찍고 계시는 모습을 가만 보니 하필 어머니 앞에 '추락주의' 푯말이 붙어있는 것을 보고는 웃음이 터졌습니다.
추락주의에서 찍는 인증 사진이라니...
황급하게 말씀드리곤 다시 장소 선정하여 사진을 찍으시는데 사진을 위로 찍어서 어머님을 난쟁이로 찍어주시는 아버님의
사진 스킬에 웃음을 또 참을 수 없었습니다.
반전으로 그녀는 갑각류 알레르기 보유자
너무 재미있고 알찬 체험을 마쳤고 돌아오는 길에는 남자친구의 외할머니 댁에도 들려서 잠시 인사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원래는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어 오늘 점심에 홍게를 엄청나게 많이 먹겠다는 다짐과 설렘으로
약국에 방문하여 약사님에게 " 제가 오늘 점심에 홍게 먹는 약속이 있는데요 엄청 많이 먹을 예정입니다. 그런데 제가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어서 미리 먹을 알러지약을 처방받으려고 합니다."라고 하며 약을 사서 먹었고 그렇게까지 해서 게를 먹어야 하나요...? 하시는 약사님의 말씀과 저는 갑각류 음식들을 너무 좋아하여 어쩔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구매하였습니다.
처음에 약을 구입할 때 말한 대화를 옆에서 약 상자를 정리하고 계시는 분이 듣고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았는데
묘하게 저분을 웃겼다는 것에 기쁨 지수가 살짝 올라갔던 제 자신입니다.
아무튼 약을 먹고 홍게를 먹은 것 까지는 좋았으나 약 효과로 졸음이 몰려온다는 것인데요,
차로 이동하는 내내 태양열 인형처럼 고개를 까딱까딱 거리면서 아련한 눈으로 졸면서 할머님 댁으로 향했습니다...
이후 내용은 내용이 너무 길어서 다음에 2편으로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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